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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神父 어머니의 깜찍하고 소박한 소망

작성자
stphc
작성일
2020-04-21 16:46
조회
164
어느 神父 어머니의 깜찍하고 소박한 소망


이성만 토마스 신부
의정부교구 참회와 속죄의 성당

어느 神父라 함은 사실 저입니다. 그래서 제목의 어머니는 저의 어머니이며, 저의 어머니가 제게 바라시는 것을 이야기하는 내용입니다. 이 이야기는 저의 어머니 장례미사 후 사도예절에 앞서 장례미사에 오신 분들에게 드린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제가 서품 받기 바로 전, 시골 저의 집에서 저녁에 어머니와 단 둘이 있었습니다.
“어머니, 이제 제가 서품 받게 되었습니다. 신부되는 아들에게 원하시는 것이 있으면 말씀해 보세요.”
가만히 생각하시더니 세 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하나,
“신부님이 되시고 나서 혹시 묵주를 만들 기회가 되면 묵주 하나를 선물로 주실 수 있을까요?”
그거야 언젠가 묵주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나서 하나 만들어 드리면 되니까 망설임 없이 대답하였습니다.
“예! 그것은 꼭 하겠습니다.”
그런데 묵주 만드는 것을 배워야 만들 수 있지 않겠어요? 25년이 지나 배우게 되었습니다. 본당 사무장님이 묵주를 만드는 것을 보고 가르쳐 달라고 졸랐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나들이 나갔다가 어느 절을 둘러보고 나서 염주(벼락맞은 대추나무 알이라나...) 몇 개를 사 그 알을 가지고 처음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선물로 드렸더니 얼마나 기뻐하시던지요. 그리고 40년쯤 된 해에
십자가를 철사줄로 엮어 만드는 것을 배워 황소가 끌어 당겨도 끊어지지 않을 만큼 튼튼하게 묵주 하나를 엮어 드렸더니 돌아가실 때까지 손에서 놓으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둘.
“장례미사 주례는 주교님께서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신부 부모님들 장례미사에 가실 때마다 주교님이 집전하시는 것을 너무나도 부러워하셨던 것이었습니다. 그때에는 제가 서울교구 소속 신부일거니까 별 문제 없다고 생각해서
“그럼요. 신부 부모님 장례미사는 큰 문제없으면 주교님께서 집전하세요!”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어머니는 불안해 하셨습니다. 이유는, 동생이 어머니를 모시며 살았는데 나중에 이사를 해서 안산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곳은 수원교구 소속 성당이었습니다. 서울교구에서 떠나 사시게 되었는데다가 후에 제가 의정부교구 소속이 되었으니 은근히 걱정이 되셨던 겁니다. 어느날 제게 물어 보시는 겁니다.
“나의 장례미사는 주교님께서 주례해 주시기가 어렵겠지요?”
그 질문에 저도 자신이 없어집니다. 만약에 장례미사를 어머니가 다니시는 성당에서 지내게 될 경우에는 저의 교구장님이 집전 가능한 지는 자신있게 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장례미사는 저의 교구장 주교님이 집전하고 계셨습니다!!!.

셋.
“장례미사에 옛날 미사때 부르던 라틴어 성가로 해 주시면 좋겠는데요!”
장례미사에서 라틴어 그레고리오 성가 “레뀌엠..”(Requiem aeternam dona eis, Domine.)을 들으셨던 것을 늘 꿈꾸어 오던 것이었습니다.
서품 전에 이 어머니의 요청은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그때에도 벌써 라틴어 성가를 부르지 않았거든요. 성가대가 어려울 것이고...
혹 부르게 되면 제가 불러야 할 것이고...제가 상주로 미사 드리며 불러야 할 것이고...
그런데 어머니의 이 깜직하고 소박한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네, 꼭 불러드릴게요.”
그때에 어떻게든 할 수 있을거야! 하고 대답은 해 드렸는데 시간이 갈 수록 세월이 지날수록 점점 난감해 졌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몇 년전 쯤, 혹 기억이나 하고 계실까 하고 지나가는 이야기처럼 여쭈어보았습니다.
“어머니 장례미사에 ”레뀌엠“을 불러 드려야 하나요?”
“예. 그럼요!”
그 이후에는 아예 혼자 틈틈이 연습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혹 가능이 있지 않을까도 생각하였습니다. 그것은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관련된 일이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일치를 위해 봉헌된 성당이 있습니다. 이 성당 축성식 후에 바로 북한 교회 공동체를 기억하며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회를 매 토요일 마다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하는데, 매월 넷째 주에는 라틴어 미사를 봉헌합니다. 그것은 1950년 이후에 북한의 교회는 성직자, 수도자, 성당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지만 그때까지 북한의 교회 공동체는 라틴어로 미사를 드렸기 때문에 라틴어 미사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미사를 위해 봉사하는 라틴어 그레오리오 성가대가 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장례미사를 준비하면서 혹시나 성가대가 준비해 줄 수 있는지 물어 보았더니 즉시 연습해 준비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분들 덕분에 요즈음 아주 드물게 라틴어 그레고리오 성가로 장례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기묘한 일이었습니다. 어머니의 깜찍하고 소박한 소망이 다 이루어졌으니 말입니다.

그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머니는 당신의 임종을 아주 오래 전부터 준비해오고 계셨던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제 어머니는 당신 평소의 깜찍하고 소박한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오래전부터 간절히 바라며 당신 임종을 준비해 오셨던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육신의 고통속에서 힘들어하고 계실 우리 환우분들께서도 각자의 가슴에 품고 있을 소망들이 다 이루어 져서 영적 환희를 누릴 수 있으시길 저도 함께 기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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